엄마를 공항에서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
버스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앞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아
(안타깝게도 노약자석이라 자주 앉을 수 없다 ㅠ_ㅠ)
빗방울이 반짝이는 창밖을 내다보며 음악을 들었다
그 순간만큼은
복잡한 것도, 힘든 것도, 괴로운 것도
아무것도 생각 안할 수 있어서 좋더라
그저 엄마와 만나 했던 즐거운 이야기들을 떠올리고,
그 행복한 기분으로 좋은 노래를 듣고,
창밖 풍경을 내다보고,
그러다보면 항상 추억이 떠오르고 -
꽤나 오랫동안 특정 기억을 공유해온다는 것은 좋은 것 같다
지선이는,
서태지와 패닉면에서만큼은 내 주변 인물 중 선두주자
뭐 서태지는 고작 3,4집때의 기억이긴 하지만
지선이만큼 그때의 나를 잘 기억해주는 사람은 없다
밤마다 지선이네 집에 놀러가서 녹화테잎 보고 그랬던 것 같은데
다른하늘이 열리고 권덕오빠가 직접 찍은 8mm 비디오를 보면서
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'멋있어요~' 이걸 따라하면서-
또래네는 하지도 않았으면서 나보다 더 잘 기억하고
그 시절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내 비밀을 다 들어주었던 녀석
지금은 그 얘기하면서 웃지만, 그땐 정말 나름대로 심각했는데-
그 후에도 우리는 음악코드가 꽤나 잘 맞았던 것 같다
패닉도 그렇고 자우림도 그랬고 -
오늘은 지선이가 밤에 이적이 나온다는 소식을 알려줘서
정말로 오랜만에 너구리같은 적군을 봤다
컴퓨터 하느라 까먹고 있다가 보느라
어느날 부르는 걸 못봐서 너무 아쉽지만 ㅠ_ㅠ
안그래도 오늘 오랜만에 '강'을 들으면서 적군이 떠올랐는데-
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인가, 그 노래도 문득 듣고싶었고..
패닉은 가을에 나온다더니
내가 떠나기전에 나올려나
무슨 친척이라도 된냥
명절때만 보는 우리지만,
그래도 적군보면서 했던 간만의 문자질은 좋았다
괜히, 한밤중에 같이 티비보던 그때로 돌아간 듯 했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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